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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정보/해외축구

맨유, 방패를 버리고 칼을 뽑다.

방패를 버리고 칼을 뽑다.



올시즌 맨유는 초반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역시 맨유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성공이 약간 아슬아슬해 보였는데, 결국 이렇게 문제가 터져 버리는 군요. 물론 비디치와 클레벌리의 부상의 타격이 큰것이 사실이지만 그 두선수가 있었다고 해도 오늘 이같은 전술을 통해 맨시티와의 경기 결과를 뒤집을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올시즌 맨유의 가장 큰 변화는 압박을 포기한다는 점인데 박지성이나 발렌시아를 중심으로 했던 강력한 압박을 포기하는 대신 공간을 넓게 벌리고 빠른템포와 스피드로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을 활용했습니다. 이 전술은 우선 영과 나니의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압박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편의 수비 부담도 늘려서 힘으로 때려 잡는 전술이죠.

이 전술은 올시즌 초에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상대방에게도 상당히 많은 기회를 내줬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압박이 실종되면서 느슨해진 틈을 상대편이 파고든거죠. 이것이 데헤야의 선방쑈로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는데 오늘 한꺼번에 터져버린듯 보입니다. 


도박에 가까운 전술, 참혹한 결과


오늘 경기도 맨유는 이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완벽하게 실패해버렸고 수비력이 부족한 윙어들을 넣으면서 사이드와 중앙에 수비가담이 느슨해 지면서 상대에게 치명적인 기회를 여러번 허용해야만 했습니다. 초반에 반짝 맨유가 경기를 장악하는듯 보였으나 효율적인 공격이 되질 못했고 초중반 이후에는 맨시티가 경기를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점은 언제나 강팀과의 경기에서 신중하기로 유명한 퍼거슨이 이 경기에서는 지나칠정도로 도박에 가까운 전술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죠. 지난 시즌이라면 433전술로 중앙을 두텁게 하거나 442를 하더라도 박지성 발렌시아를 넣어 압박을 통해 점유률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가는 전술을 썼을텐데 오늘 맨시티전에서는 약팀을 상대로 할때나 쓸법한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들고 나온것이죠.

퍼거슨이 상대를 지나치게 얕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영과 나니의 공격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것이죠. 압박을 과감하게 포기하면서까지 이 두선수의 공격력에 신뢰를 보냈지만 이 두선수는 오늘 제대로된 공격을 거의 하지 못하며 팀패배를 무력하게 바라보기만 할뿐이었습니다. 

영의 경우는 지나치게 단조로운 공격으로 리차즈에게 완벽하게 압도당했고 나니의 경우는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수비가담 능력이 떨어지는 두선수는 무기력한 중원에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했고 윙백들의 공격에도 거의 허수아비처럼 수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질 못했습니다. 


결국 수비력이 강한팀이 우승한다. 


축구계에서 흔히 하는 말이지만 진정한 강팀은 강력한 수비력을 가진팀입니다. 공격력이 화려한팀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결국 우승하는건 수비력이 강한팀이죠. 지난시즌 맨유와 바르세로나가 보여줬죠. 바르셀로나는 얼핏보면 화려한 공격력이 눈에띄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경기에 12~13km씩 뛰어다니는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만들어내는 살인적인 압박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지난시즌 첼시전에서의 맨유의 조합도 양측 윙어들의 엄청난 수비력과 압박을 통해 상대를 압도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조합이 바르셀로나에게 깨지면서 퍼거슨에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졌던 것이고 그것이 영을 중심으로한 공격적인 전술이었던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초반에 어린선수들의 활약으로 성공한듯 보였으나 어린선수들에 의해 주도된만큼 빠르게 타올랐지만 또 순식간에 식어버렸죠. 경기력도 매경기 들쑥날쑥한 모습이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약체팀인 바젤에도 3:3이라는 수모를 당하면서 맨시티 대패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모든 원인은 맨유가 특유의 살인적인 압박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고 이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박지성과 발렌시아의 활용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더군다나 442를 활용할 경우에는 중원이 약한 맨유는 이를 보완할 박지성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아직도 적임자를 찾지 못한 오른쪽 풀백 역시 발렌시아의 역할이 중요해 보이고요.  

압박이 약한팀은 우승할수 없다.. 이 진리를 퍼거슨이 깨우쳤을거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