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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사베츠<얼굴들>(1968)

얼굴들
Faces, 1968
감독: 존 카사베츠
출연: 존 마리, 제나 로우랜즈..

평점9.4








존 카사베츠 감독의 <얼굴들>은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단지 몇 장소에서의 만남과 수다 그리고 약간의 마찰이 전부인 하이퍼리얼리즘 영화이다. 최근에는 이런 류의 영화가 종종 등장하지만(라스폰트리에나 다르덴 형제의 영화같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영화의 제목처럼 <얼굴들>은 사람들의 얼굴에 집중하면서 종종 사람들의 얼굴의 미묘한 표정변화를 포착한다. 그 순간은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가면‘ 뒤의 진짜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아내가 남편의 재미없는 유머에 억지로 크게 웃고, 남편은 사랑하는 매춘부에게 고백하려 했지만 엉뚱한 농담만 늘어놓고 나온다. 여자도 맞장구치다가 그의 ’가면‘을 보고 구석에서 눈물을 흘리고 만다.







난봉꾼의 얘기처럼 우리는 사회에서 우리의 존재를 유지시키기 위해 누구나 가면을 쓰고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그 가면을 벗으면, 그 기계적 행동을 정지 시키면, 우리의 존재는 크게 위협받게 된다. 그 가면을 벗어 던질 때, 가족은 해체 될 것이고, 동료들 사이에서도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 아내의 고백은 영화 속 남편뿐 아니라 관객의 가슴도 크게 뒤흔든다. 이것은 모두가 공유할 수 밖에 없는 슬픈 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