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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에다 히로카즈<하나>(2006)


하나
花よりもなほ: More Than Flower, 2006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미야자와 리에, 오카다 준이치

평점6.1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난 뒤에 만든 영화. 내 생각엔 영화<하나>는 감독이, 전작들에 비해 좀 더 대중적인 작품이 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아마도 <아무도 모른다>의 명성이 주는 부담감을 가벼운 메시지의 대중영화로 우회해 갈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대중적 영화라는 것에 대한 지나친 의식 때문이었는지, 영화<하나>는 그 긴 러닝타임만큼이나 낭비되었으며, 주제를 너무 친절히 설명한 나머지 유치해져 버렸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일본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 집합한 것 같은 캐스팅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 가 떠오를 정도로 괜찮은  캐스팅 이었다. 그들의 연기가 뒷받침된 흥미로운 캐릭터들은 빈곤층을 다룬 낮선 풍경의 시대극 임에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중간 중간에 코레에다의 감각이 느껴지는 특유의 영상들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영화<하나>는 후반부로 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 듯 캐릭터들의 생동감이 사라지고 단지 의무적으로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주제를 너무 여러 차례 반복한데다가 감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영화를 유치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주제는 한 번에 분명하고 강렬하게 드러내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코레에다 히로카즈는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에서 이탈하면 약간 주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판타지 영화인 <공기인형>의 경우도 물론 좋은 부분이 있었지만 그의 걸작들과 비교하면 평작수준에 머무른 것이 사실이다. <하나>의 경우는 실패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