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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고지전>(高地戰, The Front Line, 2001)

고지전(高地戰, The Front Line, 2001)
감독:장훈
출연:고수.신하균,류승수,이제훈
평점8.0




올해초 한국 영화계의 큰기대를 받으며 초반에는 꽤 선전했지만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전쟁영화 <고지전>을 감상했습니다. 감독은 스승인 김기덕 감독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장훈감독이고요.

저는 어쩌다보니 장훈감독의 작품은 세편 모두 감상했습니다. <영화는 영화다><의형제><고지전>인데요. 영화는 영화다는 김기덕의 기이한 시나리오를 젊은 감각으로 멋지게 해석해낸 꽤 잘만든 작품이었어요. 최근에 같은 김기덕의 제자가 장훈처럼 스승의 시나리오로 연출한 <풍산개>를 보면 장훈쪽이 훨씬더 이야기를 잘풀어냈다는걸 느끼죠. 




그 다음이 의형제인데 이 작품은 흥행에는(송강호, 강동원이라는 스타파워도 한몫)성공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실망한 작품인데 감상적인 시선과 뻔해빠진 장면과 리듬감도 최악이었고 거기에 마지막 엔딩까지도 끝찍했죠.   

그리고 김기덕 사건이 터지면서 의형제+김기덕의 효과로 한동안 장훈 감독은 비호감으로 인식됐죠, 그리고 <고지전>을 감상했는데. 이작품은 평론계와 대중 모두에 찬사를 받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반응은 전작인 의형제때도 마찬가지여서 사실 영화를 볼때도 별 기대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잘만들었더라구요. 




고지전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상케하는데(같은 시나리오 작가) 훨씬더 감상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이게 꼭 부정적인건 아니에요. 정도를 넘어서지는 않았다고 할까요...한국 드라마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사실 이 시선이 너무 익숙하죠.  

특히 이 드라마적 느낌에는 고수의 연기도 한몫하는데요. 고수의 연기가 아직은 드라마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소 평면적이었습니다.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신하균과 다소 비교되기도 했구요.  
 



고지전은 각각의 캐릭터들을 매우 매력적으로 살려내고 있는데 특히 김옥빈의 캐릭터는 훌륭했어요. 몇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한 전쟁신도 한국 영화에서는 거의 볼수 없는 수준이었고요. 평론가들은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를 넘어섰다고 표현하더라구요(저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높게 평가 하지 않으므로 ..)

평론가들은 영화 후반부에 대해 혹평을 했는데. 저는 오히려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한 전투씬을 굳이 보여주는데서 이 영화의 주제가 드러나는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모두가 왜 싸우는지를 잊어버린 전쟁.. 켄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현재(그리고 과거)한국의 상황을 떠오르게도 하죠.

 



장훈 감독은 아직 젊은 감독인데 벌써부터 이런 대작을 이끌어 가고 있고 또 괜찮은 결과물을 발표했기 때문에 앞날이 기대된다고 할수 있겠네요. 지금 행보를 본다면 아마도 강제규감독과 비슷한것 같네요. 아쉽게도 이번 영화는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강제규감독같은 흥행감독이 많아지는 것은 한국 영화계에 긍정적이죠.

 아.. 그나저나..김기덕 감독님과는 화해 했는지 모르겠네요. 갈등의 골이 깊어 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