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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러브익스포져>(2008)


러브익스포져
Love Exposure, 2008
감독: 소노 시온
출연:니시지마 타카히로, 미츠시마 히카리

평점3.8












<러브 익스포져>는 2008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작품으로 대체로 평가가 좋은 편이다. 소노 시온은 <자살클럽>이나 <기묘한 서커스>등 충격적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아온 감독인데 그중 <러브 익스포져>가 상당히 흥미로워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크리스천인 엄마는 죽기전에 주인공에게 언젠가는 마리아같은 여자를 만나게 해줄거라고 한다. (주인공에게 마리아는 원죄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성적욕망) 아내를 잃게 된 아버지는 신부가 되지만 한 여자의 유혹에 빠져 신부로써는 큰 죄를 짓게 된다.



죄의식에 빠진 아버지는 아들에게 죄를 강요한다. (이것은 기독교의 원죄개념을 우수꽝스럽게 비꼬는듯 하다. 원죄란 정말 죄가 없는 사람에게는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죄를 지으면 인정받는듯한 만족감을 얻고 점점 더 많은 죄를 짓기 시작한다.







그리고 도촬을 시작한다. 사실 이설정은 그다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새롭고 다소 낮선 유머를 보여준다. 하지만 3시간이 넘는 영화는 그 시간만큼 늘어져있다. 일반 영화의 두배쯤 길지만 단지 그만큼 축 늘어진다. 초반에 흥미로운 설정들은 중반에 들어서면서 축축 늘어지면서 사소리로 변장한 이후 액션에서부터(이 액션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캐릭터를 위한것도 이야기를 위한것도 하다못해 멋진 영상을 위한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각본에 써있어서 맞춰 껴논듯한 느낌이다.)영화는 차마 봐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기적이라며 그럴싸하게 암시되던 것은 그의 마리아를 만나는 순간이고.(그는 발기한다. 이 경우는 멋진 비유는 아닌 것 같다.)그때부터 3류의 감상적인 3각관계가 펼쳐지고 진행은 축축 늘어지고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평면적이라 감정 이입이 안 될 지경이다.








거기에 저질스러운 장면들은(중요한 것은 단지 그것이 노출을 하거나 도촬을 하는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그려지나일것이다. 내가 말한 저질은 그런의미)심지어 유머조차도 실패하면서 작품을 쓰레기통으로 집어넣는데 성공한다.



#내 생각에 이런류의 낯선 소재는 유머이거나 광끼로 포장되지 않으면 대체로 유치해진다.



그리고 여주인공이 사이비 종교에 잡혀가면 그를 구하기 위한 각종 노력 끝에,,, 사소리로 분장해서 일본도를 들고... 액션을 보여준다. 액션은 꽤나 잔인하지만 가볍다. 한없이 가볍다. 이전 액션처럼 단지 ‘각본에 써있으니까 어쩔수 없이 박아넣는다‘란 느낌이다. 아무런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에게 버림받고 미치게된다..








게다가 될 수 있으면 제발 그것만은 이라고 생각했던 정신이 기적적으로 되돌아 오는 엔딩을 보여준다.



초반에 30분정도 까지는 정말 근래 보기 드문 도발적인 작품이 될거란 예상을 놀라울 정도로 뒤집에서 쓰레기통에 직행하는 영화로 마무리 된것이다. 이런류의 경험은 또 처음인것 같다.



#3시간의 영화 길이는 다소 어이가 없다. 편집이 지나치게 낭비가 심해서 이야기 자체가 힘을 잃어버리고 축축 늘어진다. 딱 절반으로 줄였다면 아주 조금은 구제가 가능했을 것도 같다.







아버지와 아들의 기독교적 갈등 구조를 좀더 극단으로 밀어부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에 썼듯이 이런 경우는 유머아니면 광끼여야만 소재가 힘을 얻는다. 온갖쓰레기를 나열한 후에 순정만화의 감상적인 결말로 달려간다는건..



두 번의 결정적인 액션 장면이 모두 꼴사나운 장면이 되고 말았는데. 난쟁이 똥자루만한 여고생들과 아직 앳댄 딱봐도 약골인 주인공이 근육질의 악당들과 싸워 가볍게 이기는 장면은 명백하게 현실성을 극단적으로 붕괴시킨것이다. 그렇지만 굳이 그럴만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것이 이후 진행에서 두 명의 여주인공들에게 필수적인 요소인지도 알 수 없다.








<러브 익스포져>는 현실성이 붕괴되면 당연히 이후 영화는 위태로워 진다. 그것이 무언가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유머와 광끼의 영역을 유지 하는것도 어설픈 감상에 빠져들면서 실패하게되고 마치 고등학교 학예회의 작품처럼 되고 말았다. 예전에 바이오맨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액션도 마찬가지. 그렇게 대량의 피가 흘러내리지만 영상이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다. 차라리 같은 날 봤던 <영화는 영화다>에서 뺨 맞는 장면이 더 박력이 있을 지경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장면이 많은 작품이었기에 당혹감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