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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통증>(2011)정려원,권상우,마동석

통증(2011)
원작:강풀
감독:곽경택
출연:권상우,정려원,마동석
평점7.0 
 



난 강풀과 잘안맞는것 같다. 정확히는 강풀의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과 잘 안맞다.(만화는 좋아한다.)<통증>은 작은 상처에도 목숨을 위협받는(혈우병)여자와 죽을정도의 고통속에서도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이다. 이 구도가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느껴졌는데. 권상우, 정려원의 연기와 곽경택감독의 연출이 이 도식적인 부자연스러움을 어느정도 설득력있게 희석시킨것 같다. 강풀원작의 다른 영화 <바보>를 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그 난관을 잘 돌파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닭살스러운 대사를 어쩌질 못했다;)

<통증>은 혈우병 여자와 무통증의 남자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평범한 신파극에 머물고 있다. 슬픈 과거를 지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한명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자 상대를 위해 억지로 이별을 고하고 남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위해 희생하고..평범한 이야기.. 기본적인 기획은 통증은 느끼지 못하는 남자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가슴 찢어지는 고통이 훨씬 더 부각된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었겠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





실패한 영화의 여러 패턴중에 한가지라 할 수 있는게 대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연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이 그렇다. 대사로 모든걸 쉽게 해결하면 관객은 상상하기를 멈추게 되고 때문에 영화는 넘쳐나는 대사에도 오히려 점점더 이야기가 빈곤해져 간다. 또 바보때도 느낀점중 하나지만 강풀원작의 작품들은 캐릭터들이 자신들과 어울리지 않는 낮선 장소에 와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만화의 경우에는 이 문제들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데 영화에서는 크게 부각된다.)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에 필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낮선장소에서 닭살돋는 대사의 연극을 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럼에도 <통증>은 대중영화로써 관객들에게 어느정도 이상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권상우와 정려원의 캐스팅이 정말 괜찮았고 특히 권상우는 독특한 캐릭터를 매우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면서 연기자로써 한발짝 도약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풀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 할때는 만화적인 특성과 영화적인 특성을 구별해서 연출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화의 경우에는 과장된설정이나 캐릭터, 행동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특성이 있다. 영화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오기 때문에 만화에서는 이질감없이 받아들여지던것들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강풀만화를 원작으로 할때는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캐릭터들의 도식적인 설정을 다소 완화시키는 작업이 필수적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