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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안 필름>(2010) 스르쟌 스파소예비치

세르비안 필름 

감독:스르쟌 스파소예비치

주연:스르잔 토도르비치


평점:7.5








세르비안 필름, 아직도 P2P사이트에서 엽기영화로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실 세르바안 필름 같은 엽기 고어류의 영화는 살로소돔의 120일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지라 나머지는 정신건강상; 아예 보지 않는편이다. 살로소돔 120일이 나왔을땐 그 자체가 엄청난 파격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장르화가 되서 충격이나 잔인함 그 자체가 목적인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허접쓰레기들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세르비안 필름은 리뷰중 인상적인 글들이 몇개 있어서 감상하게 됐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영화는 세르비아판 살로소돔의 120일이다. 난 살로소돔의 120일 보면서 엽기적이거나 괴롭다거나 하는건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내 눈에 들어온건 그 엽기적인 상황들조차도 압도해버리는 절망감..감독이 느끼는 이탈리아 정치상황에 대한 탈출구도 아무런 희망도 없는 극단적 절망이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으로 몰락한 세르비아에서 포르노 산업이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 상황에 대한 감독의 절망이 아주 과격하지만 진실로 느껴졌다. 물론 그것을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표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을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 장면들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포르노 산업은 어떤 특성이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예쁜 여성의 나체로도 만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에 무덤덤해 진다. 그 이후엔 점점 더 새로운것 자극적인것을 찾게 된다. 그렇게 된 나머지 그 욕망의 대상은 말로는 꺼내기도 껄끄러운 여러가지 방향으로 진화해 간다. 단지 욕망만이 남아서 모든 윤리적 가치들을 내팽게치고 심지어 그런것을 짓밟고 조롱하는것 자체가 쾌감이 되버리는 세계가 바로 포르노다.


재밌는것은 이런 특성이 자본주의와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이윤추구만이 최고의 가치인 세상에서 기업의 이득을 위해 사람들이 희생되는것을 무감각하게 바로보고 심지어 그것을 당연하게 느끼는것이 바로 우리 사회 아닌가? 


때문에 갈때까지 가버리는 이 영화의 자극적인 장면들은 단지 충격효과만을 위한것이 아니라 포르노 산업의 잔혹함, 자본주의의 모순을 표현하기 위한 (내가 보기엔)매우 효과적인 장치인 것이다. 







글로 표현하는것 조차도 난감한 폭력적인 장면들을 감독은 어떤 심정으로 편집해 나갔을까? 그것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자본의 논리에 윤리적 가치가 무너져가는 세계, 감독이 바라보는 피를 토하며 세상에 호소하고 싶은 슬픈 세르비아의 현실이다. 

  

영화 자체도 엽기적인 소재에만 의존한것이 아니라 장르적으로 봤을때 꽤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 몇몇 촌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의혹을 숨기는 형식이나 반전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서 흥미 진진하게 진행된다. 특히 후반의 그 반전의 반전은 굉장했다. 또한 인물들의 광끼를 표현하는 것은 정말 탁월했는데 영화에 관심이 있고 감독의 메시지에 귀를 귀울이는 관객이라면 한번쯤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그게 아니라 엽기 영화 관람이라는 호기심 충족이라면 정말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수도 있다. 그 만큼 쎄다. 이 영화가. 







영화 속 세계가 잔인하고 부조리하긴 하지만 과연 현실만큼일까? 최근 한국 상황을 보면 살로소돔의 120일이나 세르비안 필름조차도 가볍게 느껴질 정도이다. 가짜 혀를 자르고 가짜 눈을 찌르는것이 아무렴 진짜 혀를 자르고 진짜 눈을 멀게 하는것보다 고통스러울까? 물론 진짜로 하면서 시각적으로야 안아파보이게 찌르니까 무덤덤하게 보겠지만 사실 그게 더 무서운 것이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