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폐지 찬성, 사형제도 반대의견 괴물을 잡겠다고 같이 괴물이 되어선 안된다.
-영화 어둠속의 댄서의 한 장면
요즘 강력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정신의학자에 따르면 보수가 집권할 경우 자살과 살인이 급증한다고 하는데요. 미국 공화당이 집권할때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됐다고 합니다.
이유는 공화당이 추구하는 정책들은 사람들을 수치심과 모욕감에 노출시키기 쉬운 것들이기 때문인데요. 열등감과 패배감을 조장하거나 타인을 무시하고 경멸하도록 부추기고 불평등을 칭송하거나 하는 것들이죠.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상실했을때 극도의 수치심과 모욕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치심과 모욕감이 높아질수록 살인과 자살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죠.
사형제는 범죄예방효과 없어
사형제는 실질적인 범죄예방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살인같은 극단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것이지 이성적 판단하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한 사형은 오판의 여지가 있습니다. 인혁당사건같은 권력자들의 기득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으며 뇌물이나 악의적인 개입들로 인해 사형판결이 날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사형제는 전세계적으로 폐지되고 있는데요. 이미 133개국이 폐지되거나 사실상 폐지되었고 그 수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람을 죽이도록 하는 제도
요즘 한국의 상황이 바로 이런 상황인데요. 엽기적인 살인마가 늘어감에 따라 사형제에 대한 공감대도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형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원춘이나 유영철같은 연쇄 살인마들은 죽어마땅하지만 사형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천둥번개를 맞아 죽는다거나 스스로 자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개입해서 사람을 죽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최신식 사형제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버튼을 누르는 행위까지는 타인이 개입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굉장히 야만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자를 죽이기 위해 누군가를 살인자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더 중요한 것은 '형량'
엽기적인 살인마들은 사형을 시키지 않아도 사회와 영원히 격리된채로 살아가기 때문에 사형 논란은 다소 무의미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기 때문이죠. 위에도 썼듯이 범죄 예방효과도 없으니까요.
사형제보다 더 중요하고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은 바로 '형량'입니다. 한국은 몇몇 범죄에 있어서 미국이나 유럽등과 비교할때 정말 말도 안되는 형량을 가지고 있는데요. 경제사범, 아동성폭행, 살인, 강간 등입니다.
얼마전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던 나영이 사건의 범인은 고작 12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번 나주 사건도 아마 그정도가 될거라 예상되는데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형량이죠.
최근 미국에서 7세 여아를 집단 강간한 사람들의 판결이 있었는데 99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한국이었으면 아마 제 생각엔 4년에서 많아봐야 10년 안밖 살다 나왔을 겁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몇 백년형도 종종 나오는데요. 성범죄의 경우 재범율이 워낙 높고 특히 아동성범죄는 아직 인격이 만들어져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살인에 준하는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형제 논란보다는 형량이 논란의 중심이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간범들의 경제 재범율이 50%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강간범들이 잡혀가서 몇년만에 풀려나고 또 강간을 하고 또 풀려나고를 반복하니까 강간의 왕국이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
물론 사형제도에 있어서 적어도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쉽게 반대한다고 말씀드리기 힘들것 같습니다. 얼마전 살인희생자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사건 이후에 그분들의 삶은 정말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만약 살인자들을 사형하면 그분들의 분노는 조금 해소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상처가 회복되고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건 일시적인 효과밖엔 없을거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살인에 희생된 피해자 가족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과상담 비용을 지원해주고 정신적인 문제, 마음에 상처등으로 생길수 있는 경제적 공백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말이죠.
사형제보다는 어딘가 자라나고 있을 괴물을 막자..
어떤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인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요. 그 범인이 어렸을때 가난했고 부모가 없었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폭력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뇌수? 가 튀어나올 정도의 극단적 폭력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어린시절에 극도의 수치심과 분노, 불안이 결국 성인이 되서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죠. 그 아이가 커가는 동안 이 사회의 시스템이 개입해서 그 아이의 분노와 불안을 조금 해소해 줬다면 어땠을까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아동학대, 아동성폭행, 왕따 등에 대한 깅력한 처벌을 통해서 다시는 제2의 유영철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